여름은 정말 힘들다. 모기, 끈기 있는 습도, 길을 나서면 등에 흐르는 땀... 피하고 싶은 게 한둘이 아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여름을 미워할 수가 없다. 8월생이라서일까. 여름이 되면 몸이 자꾸 끌린다. 한여름에 마시는 차가운 음료가 다른 계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시원하고, 술잔의 얼음 소리가 이렇게 상큼할 수가 없다. 밤이 길어진 저녁에 실외에 앉아 마주하는 여름의 습한 내음도 나쁘지 않다. 혹시 우린 계절 자체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 계절 속의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는 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