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데기 얼굴 지져” 여배우 극단선택…일본판 더글로리

일본에서 지난달 30일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여성이 현지 유명 극단의 연극배우 아리아 키이(25)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전 그는 드라마 ‘더 글로리’를 연상케 하는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일본 주간 슈칸분슌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7시쯤 효고현 다카라즈카시 한 아파트에서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소지품 등을 확인한 결과 이 여성은 다카라즈카 가극단에서 배우로 활동하는 아리아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리아는 숨지기 전날인 29일 연극 ‘파가드’ 첫 무대에 올랐는데, 공연이 끝난 뒤 귀가하지 않고 어머니에게 “정신적으로 힘들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사망 이틀 전인 지난달 28일에는 연습 도중 극단 선배들로부터 집단괴롭힘을 당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난달 28일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일본 연극 배우 아리아 키이. 오른쪽 사진은 그가 출연한 연극 포스터. 엑스(옛 트위터) 캡처
아리아는 연습 중 극단 선배 4명에게 둘러싸여 “거짓말쟁이” “아이디어가 없다” “정신력이 부족하다” 등의 언어폭력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는 극단 선배가 앞머리를 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며 고데기로 이마에 화상을 입히는 등 신체적 폭력도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건이 커지자 극단 측은 공연 일정을 취소하고 자체 조사팀을 꾸려 아리아의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극단 측은 지난 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부 조사 결과 그런(고데기 괴롭힘) 일은 없었다고 한다. 다만 실수로 고데기가 얼굴에 닿았다는 증언은 있어서 확인하고 있다”면서 “왕따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리아는 2015년 다카라즈카 음악학교에 입학한 뒤 2017년 다카라즈카 가극단에 입단해 배우로 활동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