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01호의 폭로
2020년 10월 4일, 손흥민이 '맨유'를 상대로 2골을 터트렸다. 그리고 한 말, "내 햄스트링에 마법이 일어났어요."
조제 무리뉴 감독의 평가는 어땠을까. "손흥민의 정신력과 그를 도운 의료진, 개인 물리치료사 등의 노력으로 얻은 결과"라고 승리의 공을 돌렸다.
손흥민이 말하는 '마법사', 무리뉴가 언급한 '치료사'는 바로, 안덕수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그들도 지키지 않는 '원칙'을 내세워 안덕수를 배척했다. 심지어 익명의 인터뷰를 통해 "축협 트레이너 자리에 욕심을 부리는 사람"처럼 묘사했다.
정말, 안덕수의 욕심일까. 프로구단 프런트 출신은 손사래를 쳤다.
"안덕수 선생의 별명은 '노빠꾸'입니다. 절대 뒤로 돌아가지 않아요. 프로팀에서 얼마나 높은 연봉을 제시했겠습니까? 그런데 절대 안 갑니다. 후배들이 자리 잡고 있는데 자리 뺏을 일 있냐고요."
그렇다면 그는 왜 2701호를 폭로했을까. '디스패치' 취재 결과, 2024년 아시안컵이 발화점이다. "선생님. 다음 아시안컵도 함께 해주실 거죠?"라는 요청이 기폭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이 2701호에 모여 16강을 자축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시안컵을 부탁했습니다. 그때 안샘이 말했죠. '언제까지 너희가 개인 돈으로 부담할 거냐'고요. '왜 이걸 후배들에게 물려주려 하냐'고요." (선수 관계자)
안덕수의 폭로는, 선전포고가 아니었다. 축협에 숙제를 던진 것이다. 제 식구가 아닌, 제 선수 감싸기를 하라는 질타였다.
◆ 2701호의 감사
안덕수 트레이너는 타협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협회와 부딪히기도 했다. 심지어 선수들에게도 엄격하다. 아무리 잘나가도 (재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손을 떼는 식이다.
"안덕수 선생님요? 오직 선수만 생각하는 분입니다. 장갑에 땀이 차서 손이 부풀어 올라도 2시간이고 3시간이고 멈추지 않습니다. 그러니 선수들이 믿고 따를 수밖에요." (前 축구 국가대표)
안덕수의 진심은, 2022년 태극전사에게도 전달됐다. 이는 '디스패치'가 입수한 문자 대화로도 증명됐다.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선생님들이 여기 안 계셨으면 저희가 지금 이렇게 뛸 수 있을까. 저희끼리 항상 하는 말이에요. (중략) 선수들은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 마지막 대표팀 경기라고 생각하며 한 경기 한 경기 끝날 때마다 선생님께 제일 고마워하고 의지하고 있어요."
선수들의 이름은 익명으로 처리했다. (혹시 모를) 축협의 불이익을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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