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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유족과 시민사회단체들이 15일 오전 MBC와 합의문 조인식을 마친 직후 서울 상암동 MBC 본사 앞 오 캐스터의 분향소 앞에서 '고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 명예회복 투쟁 보고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MBC의 대국민 사과를 끌어내고 방송 비정규직 투쟁 최초로 본사 내 추모 공간을 마련키로 한 의미를 짚는 한편, "이번 합의가 무늬만 프리랜서 문제를 더욱 드러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요안나 캐스터는 MBC에 입사한 지 3년째인 지난해 9월15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졌다. 올초 그의 고발이 언론에 알려졌고 이는 고인이 프리랜서 신분으로 일했지만 MBC 지휘 감독 아래 상시지속 업무를 수행해 사실상 노동자로 일해왔다는 공론화로 이어졌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19일 특별근로감독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하면서도 그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므로 법적 보호를 할 수 없다는 결과를 내놨다. 고 오 캐스터 유족과 단체들은 '모순된 결론'이라며 근로감독 결과를 규탄했다.

유가족과 엔딩크레딧, 직장갑질119 등은 지난 7월 국정기획위원회 앞에서 오 캐스터 문제 해결을 위한 요구안을 발표했다. 오 캐스터 어머니 장연미 씨는 지난 9월15일 고인 1주기를 앞두고 기상캐스터 정규직화를 비롯한 고용구조 개선과 오 캐스터 명예회복 등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이후 MBC와 교섭 끝에 지난 5일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

진재연 엔딩크레딧 집행위원장은 "우리 싸움은 오 캐스터의 죽음이 무늬만 프리랜서를 양산하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됨을 밝히고 사용자가 책임지도록 요구하는 과정이었다"며 "안형준 MBC 사장이 공식 사과를 했고, 부족하지만 재발 방지 약속을 했다. 오요안나 기상캐스터를 기억하는 많은 이들의 연대, 농성장은 지킨 이들의 힘"이라고 했다.

고 오 캐스터 어머니 장연미 씨는 "저는 아주 평범한 주부였다. 노동운동 이야기가 내 인생에 들어오리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제 입에서 '동지'란 말이 나오리란 상상도 못했다. 이제는 쉽게 나온다"며 "농성장에서 밤낮으로 모기 퇴치하며 고생하신 모든 것들, 제 발걸음 하나하나 손길 하나에 힘을 실어준 동지들이 아니었다면 저는 여기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너무 사랑하고, 안나가 우리를 도와준 분들이라 기억할 것이다. 죽을 때까지 이 장소와 현재 느꼈던 감정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MBC와 유족 측 교섭위원으로 협상했던 김유경 노무법인 돌꽃 노무사는 "오늘 합의문을 주고받으며 이행됐다고 볼 만한 내용은 명예사원증 수여 한 가지다. 이재학 PD 사건 당시와 마찬가지로, '프리랜서' 노동자가 일하다 사망한 뒤 이 상황에 이르러야만 명예사원증을 받을 수 있는 현실이 안타깝고 슬프다"고 돌아봤다.

김 노무사는 "방송 비정규직 사안 현장에 프레스(언론)가 오늘처럼 많이 온 건 처음"이라며 "그만큼 안형준 사장이 (합의문에) 재발방지 대책과 제도개선 방안 약속이라고 한 것을 두고 일말의 기대가 있었다. 최소한의 언급, 하나 마나 한 언급이라도 있었어야 했다. 그러나 이미 하고 있는 일과 제도만 언급하고 끝났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일부 언론이 사내 추모공간 마련 합의를 두고 '내년 9월15일까지 유지'라 오보를 냈다. 그게 아니라 내년 9월15일 2주기 추모제 전까지 MBC가 사내에 추모공간을 마련한다는 합의이고 그 의미가 상당히 크다"며 "지금까지 방송비정규직 등 노동자의 죽음 뒤 추모공간이 본사에 마련된 적은 없었다"고도 짚었다.

김 노무사는 그간 오 캐스터의 죽음을 전한 언론의 보도 태도도 지적했다. "기상캐스터 정규직화 관련한 사안에 언론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한다. 언론이 이 사안을 피해자-가해자 개인 구도에만 초점 맞춰 가십거리로 보도했다. 이번 투쟁이 없었다면 이번 사안도 그렇게밖에 남지 않았을 것이다. 어머니와 우리의 요구는 결국 이 직종이 상시, 지속적일 수밖에 없고 정규직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존 기상캐스터의 갑작스런 고용 불안정이나 불이익이 없도록 하는 장치는 마련했지만 부속합의서에 담았다. 그 내용도 연말에 이행되지 않으면 당연히 또 싸울 것"이라고 했다.

참가자들은 MBC를 향한 당부와 각성을 요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권순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MBC는 정권이 교체될 마다 방송 독립과 자율성을 위해 싸웠고 그 시간이 지금의 MBC를 만들었다"며 "그런 MBC가 방송 비정규직엔 유독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고, 우리는 이를 오 캐스터의 사망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단식 농성에 연대한 과정을 돌이키며 "농성장에서 유족이 단식까지 하게 만든 MBC에 실망하는 시민들 목소리를 너무 많이 들었다. 기상캐스터 폐지 방침을 기습 발표한 사건이 그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권 처장은 "MBC가 누구보다 잘 알 거다. 유족을 애도하며 농성 현장을 찾은 단체들이 바로 MBC가 정치권력과 싸울 때 손잡아 준 이들"이라며 "(공영방송 관련 법 개정을 촉구하며) 방송사들은 '공영을 공영답게'라고 한다. 이 말은 방송사 내 구조적 문제에 대한 점검으로 이어져야 한다. 농성장만 철거하면 된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분명한 태도를 보여달라"고 했다.

조현철 신부는 "이 합의가 100% 마음에 차지 않을지라도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소중한 한 걸음임은 분명하다"고 의미를 짚었다. 이어 "여론조사에 따르면 MBC는 시민이 가장 신뢰하는 언론이라고 한다. 자랑스럽겠지만 여기엔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책임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며 "보도에 대한 책임뿐 아니라, 조직을 움직이고 함께 일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김주환 '비정규직이제그만' 소집권자는 "MBC와 조인식 기자회견에서 MBC 사측의 대책이 미온적이고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 이면에 MBC가 앞으로도 계속 프리랜서를 활용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일터 권리보장 기본법'도 MBC와 똑같다. 프리랜서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은 없다"며 "이렇게는 또다른 오요안나가 계속 존재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비정규직, 플랫폼, 프리랜서 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해 나가겠다"고 했다.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유족이 28일이나 단식해야 하는 상황을 보며 너무나 속상했고 제 일처럼 마음이 아팠다. 초췌하고 핏기 없는 모습을 보며 6년 전 제 모습이 생각 났다"고 했다. 그는 "언론은 비임금 노동자 870만명이라며 떠들썩한데 정작 언론사 안에서 지금도 청년들이 착취 당하고 있다. 이번 합의가 무늬만 프리랜서 문제를 더욱 드러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김은진 변호사는 "우리는 고용노동부의 모순된 결론, '괴롭힘은 인정하지만 오요안나는 노동자가 아니다'라는 비겁한 논리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합의로 기상캐스터가 방송 업무에 필수 노동자임을 방송사들이 실질적으로 인정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회견을 마친 유족과 각 참가자들은 방송사에서 '프리랜서' 지위로 일하는 노동자 직종 팻말을 들고 기념 촬영했다. 이들은 농성장에 놓인 오 캐스터의 영정사진 앞에 마지막으로 분향한 뒤 단식 농성 천막을 철거했다.





가해자 짤라야지. mbc야

가해자 처벌을 못 하니?가해자는 버젓히 활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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