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바(디자인 앱),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스타트업을 만들 거야. 포스터를 만들어줘.”
6일(현지시간) 오픈AI의 연례 개발자 대회인 ‘데브데이’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 포트메이슨 컨벤션홀.
무대에 오른 오픈AI 연구원이 챗GPT를 열고 이같이 입력하자, 디자인 앱 캔바는 포스터와 투자를 위한 발표자료를 뚝딱 만들었다. 이어 “사업을 다른 도시로 확장하고 싶다”고 적자, 챗GPT가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고 피츠버그를 추천했다.
이번에는 “질로(부동산 앱), 피츠버그의 집 목록을 보여줘”라는 명령에, 질로가 열리면서 피츠버그에 거주할 수 있는 집의 매물을 표시했다. 이 모든 과정이 챗GPT 대화창 안에서 이뤄졌다. 앱을 오가거나 새 창을 띄우는 과정은 사라졌다. 사용자는 대화로 앱을 불러내고, 앱은 대화를 이해하고 반응했다.
챗GPT를 단순한 인공지능(AI) 챗봇을 넘어 ‘모든 앱의 중심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겠다는 비전인 것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사용자는 챗GPT 안에서 앱을 직접 실행하고 간단한 대화로 조작할 수 있다”며 “대화형, 적응형, 개인화된 새로운 세대의 앱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동안 검색을 위해서는 구글을, 음악을 들으려면 스포티파이를, 쇼핑하려면 아마존을 방문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챗GPT 안에서 모든 앱을 작동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오픈AI는 스포티파이, 코세라, 질로를 비롯해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 피그마, 글로벌 여행 기업 익스피디아와 부킹닷컴, 우버 등과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오픈AI가 이날 데브데이에서 보여준 기능은 사용자가 웹과 앱을 오가던 기존의 디지털 이용 방식을 하나의 대화형 인터페이스 안으로 통합하려는 전략을 보여준다. 디지털 경험을 하나의 공간에 묶어 모든 디지털 행위의 출발점이 챗GPT가 되게 하겠다는 시도다. 이는 20년 전 구글이 검색창을 통해 인터넷의 관문으로 자리 잡은 전략과 유사하다. 이를 통해 챗GPT를 각종 앱을 호출하고 조작하며 실행하는 통합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 과정에서 애플의 iOS나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같은 ‘록인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챗GPT는 사용자 행동과 관심사를 담은 고품질 데이터 허브로 자리 잡게 되고 이는 모델 개선과 함께 수수료 결제, 광고 등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수익 구조의 기반이 된다.
오픈AI는 데브데이에서 단 8분 안에 코드를 쓰지 않고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도구 ‘에이전트 키트’도 공개했다. 이날 시연에서 개발자는 화면에 보이는 블록을 마우스로 끌어다 놓는 ‘드래그 앤드 드롭’ 방식만으로 홈페이지에서 묻고 답할 수 있는 챗봇 에이전트를 개발했다.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보호 기능을 넣고 시연까지 성공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7분. 누구나 챗GPT 안에서 앱과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게 된 셈이다.
이 역시 디지털 개발자들을 챗GPT 안으로 끌어들여 자체 플랫폼의 기반을 넓히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챗GPT를 대화형 도구가 아닌 ‘앱 스토어이자 운영체제(OS)’로 발전시키려는 전략이다.
올트먼 CEO는 “AI는 질문에 답하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세상을 바꾸는 존재가 됐다”며 “앞으로 6개월 동안 챗GPT가 앱에서 운영체제로 발전하는 진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AI는 이날 영상 생성 AI 모델 소라2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도 공개했다. 하지만 미국 영화협회(MPA)는 저작권 침해 우려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MPA는 “소라2가 저작권이 있는 영화와 캐릭터를 무단 사용하고 있다”며 “책임은 창작자가 아닌 오픈AI에 있다”고 주장했다.
올트먼 CEO는 데브데이 기자간담회에서 소라2와 관련해 “저작권자와 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시도해볼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분명히 다른 비즈니스 모델도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몇 달 동안 많은 시도를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세상의 발전에 두려움마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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