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냉부해 나온 李 대통령 "음식은 문화자산 핵심...K-푸드 수출 활성화해야"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출연과 녹화 과정을 놓고 정치권 공방이 벌어지는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가 방영됐다.

이 대통령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취임 후 처음이다.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던 2017년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이후 8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6일 밤 방송 시작과 동시에 “추석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풍성함인데 우리 국민 여러분 모두 즐거운 추석이 되셨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출연 이유에 대해선 “우리가 자원이 별도 많지 않은 나라인데 문화가 자산이다. 그중 K팝이나 드라마도 중요하지만 진짜 핵심은 음식”이라며 "음식은 (입맛이) 고정되면 잘 바뀌지 않는 만큼 지속성이 있어 산업적으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국 문화를 수출하는 데 있어 음식은 산업적으로도 대한민국을 키우는 큰 힘이 된다”라면서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다고 해서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식의 세계화를 통해 K-팝, K-드라마에 이어 K-푸드의 수출 활성화에 도움이 되려고 출연을 결정했다는 취지다.

함께 나온 김혜경 여사는 “엄마로서 집밥을 하는 사람이고 냉장고를 보면 우리 셰프님들이 재료를 가지고 너무 기발한 아이디어로 음식을 창조한다”면서 “한식은 정말 발전 가능성이 많은 음식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또 최근 미국 방문 당시 뉴욕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김밥을 만들었던 경험도 언급했다. 김 여사는 "외국에서 그동안 (동양 음식이) '스시'로 대표되고 있었지만, 이제 김밥이라고 다들 자신 있게 얘기하더라"라고 말했다.

한편, 출연 쉐프들의 요리 대결에 앞서 이 대통령은 김 여사 요리 중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시래기 고등어조림'을 꼽았다. 또 두 번째로는 프랑스 요리인 라타투유'를 선택했다.

이 대통령은 "김 여사의 라타투유를 먹고 양식이 이렇게 맛있는 것인지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평생 처음 먹은 양식이 대학교 미팅 때 돈가스였다”면서 “결혼 후 아이들과 함께 간 어린이대공원에서 피자를 처음으로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많이 먹고 배탈이 났다”라고도 했다.

이후 대결에 나선 4명의 셰프들은 각각 삼계탕, 콩가루 다식과 보리새우강정, 시래기 무떡과 송편, 이재명 피자를 선보였다. 이 대통령 부부가 최종 선택한 메뉴는 콩가루 다식과 이재명 피자였다. 

첫 번째 요리 경연에서는 보리새우 강정(손종원 쉐프)과 퓨전식 삼계탕(최현석 쉐프)의 대결이 진행됐고, 이 대통령 부부는 보리새우 강정의 손을 들어줬다.

김 여사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요리가 아니겠느냐"며 퓨전요리가 아닌 전통 한식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삼계탕 요리도 훌륭했지만, (보리새우 강정 요리가) 보관도 용이하고 배에 싣고 가기도 쉽다"며 수출 가능성이 더 높은 요리를 골랐다는 설명을 내놨다.

두 번째 대결에서는 시래기와 누룽지를 활용한 피자 요리(방송인 김풍)와, 시래기 반죽을 활용한 송편 요리(정지선 쉐프)가 격돌했다.

요리가 끝난 뒤 이 대통령은 피자 위에 놓인 연근 튀김 토핑과 피자 맛을 본 뒤  “요리 과정은 영 아니었는데 왜 이렇게 맛있지”라면서 "(연근 튀김은) 독자적인 상품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했다. 

'시래기 피자'를 선택한 "'시래기'라는 요리의 주제를 확실히 살렸다. 장난스럽게 요리를 하셨는데 맛은 장난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프로그램 마무리에 "가족을 많이 만나시고 새로운 희망을 함께 만드는 한가위가 되셨으면 좋겠다"며 "특히 시래기가 정말 좋으니 시래기를 많이 드시라"고 재차 K-푸드 식재료를 홍보했다.

한편, 이 대통령의 방송 출연과 녹화 시점을 놓고 정치권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와 담당 공무원의 사망 등 일련의 사태 과정에서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부적절하다"면서 "화재로 정부 전산 시스템이 마비된 상황에서 녹화를 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긴박한 상황을 직접 지휘하고 점검하면서도 바쁜 일정을 쪼개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면서 "국민의힘은 거짓 선동과 흑색 선전을 밀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담당 공무원이 사망하면서 애초 5일 밤 방영 예정이었던 이번 방송은 대통령실의 연기 요청으로 하루 미뤄져 방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