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년간 이어온 한국 여자축구리그의 근간이 흔들릴지도 모른다.
5선이 유력한 한국여자축구연맹의 오규상 회장이 다섯 번째 임기를 앞두고 내년 시즌부터 여자 실업축구 WK리그 운영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재정난과 인력 부족을 이유로 한 이번 결정은 한국 여자축구의 최상위 리그로 자리 잡아온 WK리그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음을 나타낸다.
국세청 공익 법인 공시에 따르면 2021년까지 매년 약 30억 원에 이르던 보조금은 2022년 25억 원, 지난해에는 2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창녕WFC 운영에만 매년 최소 12억 원이 소요되었고, 연맹은 이를 유지하기 위해 자체 예산을 사용해야 했다. 대한축구협회의 지원금으로 겨우 운영을 이어왔지만, WK리그 지속 운영은 재정적 한계를 넘어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현재 연맹은 4명에 불과한 인력으로 운영되며, 전문적인 마케팅, 홍보, 재무 및 국제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심각한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대한축구협회와 협력해 독립적이고 자립적인 행정 구조를 마련하고, 지방자치단체나 정부 보조금 의존에서 벗어난 자립적 재정 구조를 구축하려는 계획도 발표됐다.
지소연은 최근 국내 대회에서 선수들이 라커룸이 아닌 화장실이나 천막에서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우리 여자축구가 '안 될 사업'으로 여겨지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며, 기본적인 시설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린 선수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