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실종된 여중생 오서림(13)양이 사흘 만에 경기도 이천의 한 빌라에서 발견된 가운데 해당 빌라를 제공한 남성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선 오양이 자발적으로 집을 나왔다고 해도 만 18세 미만의 실종아동을 정당한 사유 없이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데리고 있는 경우 실종아동법 위반에 해당돼 5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오양이 광주에서 300km나 떨어진 이천까지 가게 된 경위와 빌라를 제공한 남성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에 따라 처벌 여부와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광주 남부경찰서는 실종 뒤 행적이 묘연했던 오양을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경기도 이천시의 한 빌라에서 발견됐다. 오양은 발견 당시 이 빌라에 혼자 있었고 외상이나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 15일 오양이 광주 남구 주월동 집을 나와 시내버스를 타고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인근으로 이동한 뒤 행방이 묘연하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오양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실종 수사로 전환, 오양의 신상을 공개하고 오양이 탄 버스 내부 CCTV 등을 확보하는 등 수사를 이어갔다. 경찰은 오양이 광주고속버스터미널을 통해 이천시로 향한 것을 확인하고 현지 탐문 수사 끝에 최종 소재를 파악했다. 오양이 머물던 빌라는 친척 등 지인의 집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고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오양에게 머물 곳을 소개해 준 남성 A씨를 실종아동법 위반 혐의로 임의동행해 조사했다.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아 입건하지는 않았다.
김희란 변호사(법무법인 리더스)는 "오양이 자발적으로 집을 나왔다고 해도 정당한 사유 없이 신고하지 않고 데리고 있었다면 그 자체 만으로도 실종아동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며 "남성이 약취유인 혹은 성적인 목적을 위해 적극적으로 아동을 유인했거나 실종 상태인 것을 알고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면 처벌 수위가 더 세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수사기관에서는 우선 남성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해서 진술을 듣고 오양의 진술, 동선과 이동 경위 등을 파악해 형법상의 처벌 범위에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고 덧붙였다.
전문영 변호사(법무법인 한일)는 "만 18세 미만의 실종아동을 정당한 사유 없이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보호하는 경우 실종아동법 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며 "향후 경찰의 수사방향은 해당 남성과 오양의 관계, 오 양이 경기도까지 가게 된 경위 등 사실관계를 파악하는데 주력할 것이고 해당 남성은 신고를 하지 않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실종아동법 위반 혐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변호사(법무법인 정향)는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기는 하나 결국 남성이 오양을 빌라로 데려간 행위가 어떤 목적인지에 따라 처벌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며 "만약 아이가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던 상황에서 이를 막기 위해 임시적으로 숙식을 제공하였다고 판단되면 처벌을 면할 여지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둘 사이에 나눈 대화 등을 바탕으로 면밀하게 수사가 필요한 사안으로 보인다. 특히 아동이 광주에서 이천까지 간 경위 파악이 중요하다. 남성이 이천까지 오도록 유도하였다면 어떤 죄명으로든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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