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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마리의 새끼 코끼리들은 모두 등이 땅에 닿은 형태로 매장되어 있었다. 파빈 카스완/서벵골산림국 제공
아시아코끼리들이 죽은 아기 코끼리를 땅에 매장한 사례가 인도 북부 벵골지역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전에는 아프리카코끼리들이 풀과 나뭇가지, 흙 등을 죽은 동료 위에 덮거나 ‘조문’을 하듯 죽은 개체를 찾아오는 모습이 보고된 적이 있다.

인도 산림청 서벵골 독수리보존센터 파빈 카스완 센터장과 푸네 인도과학교육연구소 아카시딥 로이 연구원은 인도 북부 벵골 지역의 숲, 차 재배지, 농경지, 강가 등 다양한 지역에서 아시아코끼리가 새끼를 파묻은 흔적을 발견했다고 최근 ‘멸종위기 분류군 저널’에 전했다.

아시아코끼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적색목록에 오른 멸종위기종으로 인도에는 전 세계 아시아코끼리 개체 수의 60% 이상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조사가 진행된 벵골 북부에는 500마리 이상의 아시아코끼리가 살고 있다.

모든 아기 코끼리가 등이 땅에 닿은 채로 묻혔다
연구진은 “아프리카코끼리의 매장은 종종 보고됐지만, 아시아에서는 아직 관찰된 바가 없었다. 이번 연구에서 우리는 아시아코끼리들이 차 재배지의 배수로에 어린 새끼들을 파묻은 사례 5건을 새롭게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어 “코끼리들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사체를 매장했고, 이동할 때는 매장지를 피하는 등의 사후 행동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5곳의 매장지를 관찰한 결과, 숨진 코끼리들은 모두 등이 땅에 닿은 형태로 매장이 되어 있었다. 발과 다리는 땅 밖으로 튀어나와 있었지만, 머리와 몸통 등은 완전히 흙에 파묻혀 있었다. 매장된 사체의 등 표면에는 타박상과 병변이 발견됐는데, 연구진은 이 상처가 코끼리들이 사체를 다른 곳에서 매장지까지 끌고 오면서 생겼을 것으로 추측했다.


새끼 코끼리의 등에는 타박상 등의 상처가 남아있었는데 이는 코끼리들이 다른 지역에서 매장지까지 사체를 끌고 온 흔적으로 추정됐다. 사체를 옮기는 코끼리들의 모습. 파빈 카스완/서벵골산림국 제공
매장지 인근의 배설물, 발자국 등을 분석한 결과 매장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코끼리가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끼리들이 매장을 끝내고 난 뒤 30~40분간 코로 큰 소리를 내는 모습이 관찰됐다.

매장지의 위치는 다양했다. 가깝게는 주민들의 거주지와 150~350m 정도 떨어져 있었지만, 보호림에서 4㎞ 정도 떨어진 곳도 있었다. 코끼리들은 새끼를 주로 차 재배지의 배수로에 파묻었는데, 연구진은 이곳이 다른 곳보다 매장하기 용이했을 거라고 봤다.

무덤에 다시 찾아오는 것만이 애도가 아님을
아시아코끼리들만의 독특한 사후 행동도 보고됐다. 앞선 다른 연구에서 아프리카코끼리들은 사체를 풀, 나뭇가지로 덮고 나서 다시 그 장소로 돌아오는 모습이 관찰됐지만, 아시아코끼리들은 일반적으로 매장지를 다시 찾지 않고 오히려 그 길을 피해 다른 경로로 다니는 것을 선호했다.

연구진은 매장지에서 사체를 발굴해 연령과 사인 등을 조사했다. 다섯 마리의 코끼리는 2022~2023년 사망한 개체들로 나이는 생후 3개월에서 12개월까지 다양했다. 코끼리들의 사인은 인간의 영향이 아닌 영양실조나 감염 등이었다.



인도 벵골의 아시아코끼리 무리에서 새끼를 배수로에 매장한 흔적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앨리시아 솔라나-미나 제공
지금까지 죽은 동료에 대한 애도, 매장 행동이 관찰된 동물은 영장류, 고래류, 코끼리 등이다. 모두 인지능력이 뛰어나고 복잡한 사회생활을 하는 동물들이다. 특히 아프리카코끼리는 사체에 쏟는 관심이 유별나 무리 가운데 누군가가 사망하면 밤새 곁을 지키거나 멀리에서도 ‘조문’을 오는 행동을 보인다. 2020년 케냐 삼부루 자연보호구역에서는 55살의 어미 코끼리가 사망하자 막내딸인 10살 코끼리가 오랫동안 죽은 어미 곁에서 떠나지 못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관찰됐다.

이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은 미국 오클라호마시티 동물원 체이스 라듀 박사는 “코끼리들의 매장 문화는 그들의 복잡한 사회성을 보여준다. 코끼리가 죽은 친척을 향해 독특한 애도를 보이는 것은 이전에도 관찰된 바 있지만, 이번 연구처럼 코끼리 새끼를 매장지로 옮기고 체계적이고 의도적으로 매장한 사례는 최초”라고 과학저널 ‘뉴사이언티스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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